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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습관 및 돈 관리

1차에서 끝내는 술자리, 점심으로 옮긴 약속 (자취생 인간관계 및 모임 비용 아끼기)

by 자생연 2026. 5. 11.

자취 시작하고 1년쯤 됐을 때 가계부 정리하다가 한 카테고리에서 멈췄어요. "모임/술자리" 항목이 한 달에 27만 원이었습니다. 식비가 28만 원이었으니까, 사람 만나는 데 식비랑 거의 같은 금액을 쓰고 있었던 거예요. 내역을 하나하나 보니까 평일 저녁 술자리 4번에 약 18만 원, 주말 브런치 모임 2번에 약 6만 원, 갑작스러운 동기 모임 한 번에 3만 원. 한 번 한 번은 "이 정도는 괜찮지"였는데 합치니까 무서운 금액이었어요. 더 심각한 건, 그 27만 원 중에 정말 가고 싶어서 간 자리는 절반도 안 됐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거절하면 멀어질 것 같아서, 분위기 깨는 사람 되기 싫어서, 다음 모임에서 또 빠지면 안 될 것 같아서, 그런 의무감으로 나간 자리들이었어요. 그래서 모임 비용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을 안 만난 게 아니에요. 만나는 방식을 바꿨습니다. 지금은 월 평균 9만 원대로 정착했고, 만나는 친구 수는 오히려 늘었어요. 직접 부딪히면서 만든 시스템 정리합니다.

모임 예산을 "월 10만 원"으로 박아두는 것부터 시작했다

제가 가장 먼저 한 건 통장 분리였어요. 토스에서 "모임비" 라는 이름의 통장을 따로 만들고 월급일에 10만 원만 자동이체시켰습니다. 식비랑 같은 통장에서 쓰면 경계가 흐려져서 통제가 안 돼요. 약속 잡힐 때마다 그 통장 잔액을 확인하는 습관을 들였어요. 잔액이 3만 원 남았는데 평일에 술자리가 들어오면 자연스럽게 "이번엔 다음에"가 나옵니다. 처음엔 좀 빡빡했어요. 첫 달은 19일에 다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다음 달부터는 약속 우선순위를 따지기 시작했어요. A급은 진짜 친한 친구, B급은 정기 모임, C급은 의무성 자리. 한 달에 A는 무조건 가고, B는 두 번 정도 선별해서 가고, C는 거의 다 안 가게 됐습니다. 의외인 게, C급 모임을 빠진다고 멀어진 관계는 없었어요. 오히려 A급 친구들이랑 더 자주 보게 됐습니다. 모임 비용은 "줄이기"보다 "분배"의 문제였어요.

저녁 술자리를 점심으로 옮기는 것만으로 비용이 60% 줄었다

같은 사람을 같은 시간 만나도, 저녁 술자리는 4~6만 원, 점심 식사는 2만 원 이하입니다. 둘이 만나서 저녁에 소주 한 병 시키고 안주 두 개 시키면 5만 원 그냥 깨져요. 그런데 점심에 만나면 1만 8천 원짜리 파스타나 한식 한 그릇으로 끝납니다. 처음엔 "저녁 술자리가 더 깊은 대화 나누지 않나?"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점심 약속으로 잡고 나니 깨달았어요. 저녁 술자리에서 했던 깊은 얘기는 술 깬 다음 날엔 기억도 안 났고, 점심 1시간 대화가 더 또렷이 남았습니다. 친구한테 "요즘 약속은 점심으로 잡으려고"라고 솔직하게 말했더니, 의외로 다들 환영했어요. 술자리 부담이 줄어든 건 친구 쪽도 마찬가지였거든요. 카페에서 만나는 것도 좋은 대안이에요. 스타벅스에서 1시간 반 동안 1만 원 이내로 끝납니다. 한강 산책이나 미술관, 무료 전시는 더 좋고요. 서울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같은 곳은 상설전이 무료라서 만남 비용이 거의 0원이 됩니다.

자취생 식비 아끼는 방법)

1차에서 끝내는 룰을 정착시켰다, 2차 비용이 사실상 술자리의 본체였다

술자리 한 번에 5만 원 쓴 날 영수증을 다시 봤더니, 1차가 2만 5천 원, 2차(맥주집)가 1만 8천 원, 3차(편의점)가 7천 원이었어요. 1차만 끝냈으면 절반 이하인 거예요. 그래서 약속 잡을 때 미리 말합니다. "나 11시까지 들어가야 돼서 1차만 할게." 처음엔 "왜 이렇게 일찍 가?" 소리 듣기도 했는데, 두세 번 반복되니까 친구들도 그냥 받아들였어요. 오히려 "쟤는 1차에서 가는 사람"으로 캐릭터가 잡혀서 편해졌습니다. 1차 자체도 술 안 마시는 모임을 늘렸어요. 소주 한 병이 식당에서 5천 원, 맥주 한 잔이 7천 원입니다. 같은 자리에서 술 없이 음식만 먹으면 인당 1만 5천 원 → 8천 원으로 떨어져요. 술자리 자체를 줄이는 게 죄책감 든다면, "술 없는 모임" 옵션을 제시하는 친구가 되는 것도 방법이에요. 점심 약속, 보드게임 카페, 클라이밍, 한강 자전거 같은 활동성 모임은 술 없이도 충분히 재밌어요.

홈모임은 가장 가성비 좋은 만남이었다

자취방에서 친구 두세 명 부르면 외식보다 훨씬 저렴합니다. 마트에서 삼겹살 800g(약 1만 5천 원), 쌈채소(3천 원), 음료수(3천 원), 라면 사리(2천 원), 총 2만 3천 원이면 셋이서 배불리 먹어요. 인당 8천 원도 안 됩니다. 외식이었으면 인당 2만 5천 원은 깨졌을 거예요. 자취방이라 좁아도 의외로 친구들은 좋아해요. 음식점처럼 시간 제약 없고, 음악 틀어놓고 편하게 있을 수 있고, 술 마시면 그냥 자고 가도 되니까. 단, 항상 한 사람이 호스트 부담을 지면 관계가 닳습니다. 그래서 더치페이가 기본이에요. 토스나 카카오페이로 정산 보내면 어색함 없이 끝납니다. 호스트는 장소 제공한 셈치고, 음식값은 1/N로 나누는 룰을 처음부터 정해두면 모임이 오래 가요. 저는 둘째 주, 넷째 주 토요일을 "홈모임 데이"로 잡아두고 친구들이랑 돌아가면서 합니다. 한 달에 4번 외식 → 2번 홈모임 + 2번 외식으로 바꾼 것만으로 약 6만 원이 줄었어요.

경조사비는 미리 적립해두면 흔들리지 않는다

자취생이 의외로 무너지는 지점이 경조사예요. 결혼식 청첩장이 한 달에 두 개 날아오면 10만 원이 그냥 빠져나갑니다. 평소 자주 안 만나는 사이라도 안 가면 신경 쓰여서 결국 가게 되고요. 저는 월 3만 원씩 경조사 통장에 따로 적립합니다. 1년이면 36만 원이 모이고, 결혼식 4~5번 정도는 그 돈으로 커버됩니다. 갑자기 큰돈 나가는 충격이 없어져요. 그리고 친한 정도에 따라 금액 기준도 정해뒀어요. A급 친구 10만 원, B급 5만 원, C급 거의 안 감(축전 메시지). 회사 동료처럼 어쩔 수 없는 자리는 5만 원으로 통일했고, 직접 가지 않고 계좌이체로 처리하는 경우도 많아요. 자취생이 모든 결혼식에 다 갈 의무는 없다는 걸 인정하고 나니까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경조사는 관계 유지의 신호이긴 한데, 신호를 보내는 방식은 메시지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아요.

인간관계 비용도 가계부에 따로 항목을 잡아야 보인다

식비, 교통비, 공과금처럼 인간관계 비용도 독립 항목으로 관리해야 보입니다. 저는 가계부 앱에서 "모임" 카테고리 하나로 잡고, 그 안에 술자리/점심/홈모임/경조사 하위 항목으로 쪼개서 기록해요. 한 달 끝나면 어디에 얼마 썼는지 한눈에 보입니다. 지난달 분석해보니 점심 약속 4번에 6만 8천 원, 홈모임 2번에 3만 원이었어요. 술자리는 한 번 있었고 1만 8천 원으로 끝났습니다. 합쳐서 11만 6천 원. 작년 같은 달 27만 원에서 60% 가까이 줄었어요. 숫자로 확인하니까 "내가 진짜 가고 싶은 자리에만 갔구나" 하는 확신이 생깁니다. 죄책감이 없어졌어요.

정리하자면

항목 변경 전 변경 후 절감액
평일 저녁 술자리 약 18만 원 (월 4회) 약 2만 원 (월 1회 1차) 16만 원
주말 브런치/외식 약 6만 원 (월 2회) 약 3만 원 (점심+홈모임) 3만 원
갑작스러운 모임 약 3만 원 (월 1~2회) 거의 0원 (대부분 거절) 3만 원
경조사 변동 (큰 충격) 월 3만 원 적립 충격 완화
합계 약 27만 원 약 9만 원 약 18만 원

월 18만 원, 1년이면 216만 원 차이입니다. 인간관계 비용은 줄이라고 하면 죄책감부터 드는 항목이에요. 친구를 끊는 것 같고, 사회생활을 포기하는 것 같고. 그런데 직접 해보고 알았어요. 줄여야 하는 건 모임의 수가 아니라 의무성 모임의 수였습니다. 진짜 만나고 싶은 친구는 점심으로 옮겨도, 1차에서 끝내도, 홈모임으로 바꿔도 관계가 그대로였어요. 오히려 더 자주 보게 됐죠. 의무로 나가던 자리만 정리해도 한 달 15만 원 이상이 회수됩니다. 자취 생활비에서 가장 큰 변수는 사람 만나는 비용이에요. 한 번 시스템 잡으면 매달 자동으로 절약되는 영역이고, 통장에 여유가 생기면서 진짜 보고 싶은 사람과의 시간에 더 쓸 수 있게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모임을 거절하면 친구가 멀어지지 않을까요?

저도 그게 가장 걱정이었는데, 막상 해보니 멀어진 관계는 거의 없었어요. 단, 거절하는 방식이 중요합니다. "안 가"가 아니라 "이번 달은 어려운데 다음 주 점심은 어때?"처럼 대안을 제시하면 친구도 거절로 받아들이지 않아요. 그리고 진짜 친한 친구는 한두 번 빠진다고 멀어지지 않습니다. 한두 번 빠지면 멀어지는 관계라면, 사실 그게 유지할 만한 관계인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Q. 자취방이 좁아서 홈모임이 부담스러운데 다른 방법 있을까요?

자취방이 정말 좁으면 친구네 집으로 가는 방식이 있어요. 본인 집에서 못 한다고 홈모임을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공원 피크닉, 한강 돗자리, 무료 전시 관람 같은 야외 모임도 비용 측면에선 홈모임이랑 비슷해요. 인당 5천~1만 원이면 끝납니다. 카페도 스타벅스 같은 프랜차이즈보다 공공도서관 카페나 시립 문화공간은 4천 원대로 가능해요. 공간을 다양화하면 좁은 자취방이 부담 안 됩니다.

Q. 회사 회식이나 의무성 자리는 어떻게 줄이나요?

이게 사실 가장 어려운 부분이에요. 100% 거절은 불가능하니까, 참여 빈도 조절이 현실적입니다. 첫째, 1차까지만 참여하는 것을 기본으로 합니다. 둘째, 본인 차례 회비는 미리 카드 등록해두고 회비 정산 때 빠르게 정리해서 추가 지출 없이 끝냅니다. 셋째, 정말 부담이면 건강상 이유나 가족 일정을 활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에요. 의무성 자리는 100% 없앨 순 없지만, 빈도와 참여 시간만 조절해도 한 달 5만 원 이상은 줄어듭니다.